030_0587_a_01L일백오십찬불송(一百五十讚佛頌)
마질리제타(摩㗌里制吒) 지음
의정(義淨) 한역
김철수 번역
세존께서는 가장 수승하시어
온갖 번뇌[惑種]를 잘 끊으시니
한량없이 뛰어난 공덕은
여래의 몸에 모두 모였네.
오직 부처님만이 우리가 귀의하고
찬탄하고 계승할 만하니
이치에 맞게 생각하는 이라면
마땅히 이 가르침에 머물리라.
온갖 악한 번뇌습(煩惱習)으로부터
세상 사람들을 보호하여 그것을 제거하시고
복덕과 지혜 두 가지를 원만하게 갖추셨으니
오직 세존께서는 결코 퇴몰(退沒)함이 없으시네.
가령 어떤 이가 나쁜 견해[惡見]를 내어
세존께 혐오와 분한을 일으키더라도
몸과 말로 지으신 업을 잘 살펴보면
흠이나 틈을 얻을 수 없으리.
내가 사람 몸을 받고 태어나
법을 듣고 환희심이 나니
비유하자면 마치 큰 바다에서
눈 먼 거북이가 널빤지 구멍을 만난 것과 같네.
망념(妄念)은 항상 따라다니고
미혹과 업을 따르면 깊은 구덩이에 떨어지니
그러므로 내가 말로써
부처님의 참다운 공덕을 찬탄하네.
모니(牟尼)의 한량없는 경계와
성스러운 덕은 그 끝이 없으시나
내가 자신의 이로움을 구하기 위해
지금은 약간만을 찬탄하는 것이네.
무사지(無師智)1)다른 나라의 힘이나 스승의 가르침을 의지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성취한 지혜를 가리킨다. 예컨대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지혜는 스승이나 혹은 외부적인 힘에 의지하지 않고 증득하신 것이다. 또한 연각(緣覺)도 제법(諸法)이 인연에 따라 생멸하는 것을 관찰하여 스승의 가르침을 의지하지 않고서도 깨달음을 증득하는 지혜를 이룬다. 를 갖추신 분께 예경하오며
드문 일이옵니다. 온갖 일의 성품을 갖추신 이여,
복과 지혜와 위덕의 광명을
누가 수량을 알 수 있겠습니까?
여래의 공덕은 한량없으니
비할 바도 없고 언설로 표현할 수도 없네.
내가 지금 복덕의 이로움을 구하기 위해
가명(假名)으로 찬탄하여 말하는 것일 뿐이네.
나의 지혜력은 미천하고
부처님의 덕은 그 끝이 없으시니
부디 원하옵건대 대자비로
귀의할 곳 없는 저를 구제해 주십시오.
원수나 친한 이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시고
무연대비(無緣大悲)2)부처님께서는 일체가 다 공하다고 관조(觀照)하시어 특정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으시기 때문에 부처님의 자비를 특별히 무연대비라고 한다. 그 자비심은 일체 중생들에게 두루 미치기 때문에 자비 가운데 가장 존귀하다. 를 일으키시어
널리 중생계에 대해
항상 참다운 선우(善友)가 되시네.
안에 있는 재물도 언제나 버리시거늘
하물며 밖에 있는 재물이겠는가?
세존께서는 아끼고 아쉬워하는 마음이 없으시어
구하는 이의 바람[願]을 채워 주시네.
몸으로는 그들의 몸을 보호하시고
목숨으로는 다른 이들의 목숨을 위해 대신 바치시며
온 몸으로 한 마리의 비둘기를 구하시되
환희가 있을 뿐 인색함이란 없으시네.
세존께서는 나쁜 세계[惡道]3)악취(惡趣)라고도 하며 육취(六趣) 가운데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를 말한다. 를 무서워하지 않으시고
또한 좋은 세계[善趣]4)선도(善導)라고도 하며 육취 가운데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의 세계를 말한다. 여기에 아수라의 세계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도 탐하시지 않으시어
다만 마음을 깨끗하고 고결하게 하시니
시라(尸羅)5)범어 śila의 음역(音譯)이며, 육바라밀 가운데 지계(持戒)를 말한다. 는 이로 말미암아 성취되네.
항상 그릇되고 왜곡된 것을 여의시고
항상 질박하고 곧은 것을 가까이하시며
온갖 업의 본성이 공하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