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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설(茶毘說)

1. 저자
백파 긍선白坡亘璇(1767~1852) 전북 무장(현 고창)에서 출생, 속성은 이李, 본관은 전주. 18세가 되던 1784년(정조 8년)에 고창 선운사에서 출가하였고, 1790년에 화엄종장 설파 상언雪坡尙彦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26세인 1792년 백양산 운문암에서 강석을 연 이후, 초산 용문동과 운문암 등에서 수행과 강의, 집필에 힘썼다. 만년에는 백양산 청류암과 순창 구암사에서 수행하였다. 저서로는 『작법귀감』ㆍ『선문수경』ㆍ『법보단경요해』 등이 있다.
2. 서지 사항
경남 산청 지리산 대원사大原寺, 1899년 발행. 필사본. 불분권 1책. 23.4×16.9cm. 『오종강요기五宗綱要記』와 합철.
3. 구성과 내용
다비茶毘 의식을 선사상으로 풀이한 해설집. 집필 시기는 대략 1830년에서 1839년 사이로 추정된다. 본문의 말미에 “영구산靈龜山 소림굴小林窟 사문沙門 긍선亘旋 술述”이라고 되어 있다.
백파는 1830년 장성 백양산白羊山 운문암雲門庵에서 순창 영구산 구암사龜巖寺로 처소를 옮겼다. 이때 구암사의 화장대華藏臺를 중수하고, 소림굴과 영당影堂을 새로 지었다. 당시 자신의 방을 ‘소림굴’이라 하고, 자字를 ‘소림수少林叟’라고 하였다. 따라서 다비설은 그가 구암사에서 수행하던 1830년 이후 1840년 백양산 청류암淸流庵으로 옮겨가기 이전에 편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절 백파는 『선문수경禪文手鏡』과 『금강경팔해경金剛經八解鏡』 등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책의 목차는 망자를 다비하는 일반적인 과정을 차례대로 나열하고 있다. 총 23편으로, 「삭발편削髮篇」으로 시작하여 「소석회송燒席灰頌」으로 마감하였다. 본문의 내용은 다비 의례의 통상적인 해설이 아니라 다비 의례의 각각의 과정이 지니는 의미를 선禪의 관점에서 풀이하고 있다. 즉 이 책은 다비 의례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저술한 것이 아니라, 다비 과정의 의례가 갖는 선사상의 의미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백파의 시대에는 다비에 관한 의례집이 여럿 있었으므로 그 의식 절차를 서술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다비 의식의 선사상적 의미를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편찬하였고, 일상적으로 행해지던 다비 의식에 선적禪的 깨달음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의례집이 아니었으므로 이 책은 널리 유통되지 못하였고, 오직 단 1본의 필사본만이 동국대학교에 전한다.